서울대 파격 실험… 대입 골격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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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 입학사정관제로 40% 선발

현행 틀 재편 가능성… 他대학 확산 주목

'지역 할당제' 적용 등 균형선발 초점

공정한 심사 기준 마련이 성패 관건

서울대가 9일 발표한 2011학년도 대입 전형의 핵심은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다. 전체 입학정원(3,114명)의 40% 가까이를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선발하겠다는 게 서울대 구상이다.

 

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교 내신 중심의 전형 틀을 유지해 온 서울대가 '전형 개혁'을 하겠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져 다른 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입시전문가들은 국립대인 서울대가 입학사정관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전체 대입 전형의 골격이 입학사정관제 위주로 급격히 재편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2010학년도 대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도입 계획을 밝힌 대학만 5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입학사정관 전형 열풍이 거센 게 사실이지만, 서울대만큼 비중을 대폭 늘린 대학은 찾기 힘들다.

 

서울대 측 계획대로라면 올해 총 정원 대비 10.6%(330여명)에 불과한 입학사정관 선발 비율은 2011학년도에 이보다 4배 가까이 높은 38.6%(1,200여명)로 확대된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 비중이 각각 전체 모집정원의 23.5%(875명)와 16.3%(609명)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에 가깝다.

 

 

서울대는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 이유에 대해 "2005학년도부터 실시하고 있는'지역균형 선발 전형'부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장무 총장은 "일부 학교들이 특정 학생에게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을 몰아주는 병폐가 나타나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는 말로 지역균형선발전형의 한계를 지적했다.

 

지방의 우수 학생들에게 고른 기회를 주려는 전형의 당초 취지가 훼손된 만큼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폐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교과성적이 차지하는 비중(2단계ㆍ80%)이 절대적인 지역균형 선발 전형은 도입 이후 합격자 평균 성적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이 총장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지닌다.

 

서울대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는 수시모집 지역균형 선발 모집 인원 전원(753명)과 자유전공학부 일부 인원이 해당된다. 입학사정관 전형에는 또 '지역할당제'도 포함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전국 86개 군 단위 중 지난 3년간 서울대 합격생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이 17곳에 달해 애써 만든 지역균형 선발 전형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서울대 측의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가 성공하려면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 확보가 담보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원 10명 중 4명꼴로 다단계 전형 방식으로 선발하는 만큼 창의성 잠재력 등 정성(定性)적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공정한 심사 기준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전형을 전담할 입학사정관 13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증이 본격화 한 뒤 전형에 투입되는 2011학년도까지는 다소 시일이 남아 있지만 선발 규모가 대폭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인력으로는 성공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서울대는 이미 엄격한 내부 윤리규정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정관 역할에 따라 입학사정관 제도의 성패가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떤 유형의 학생들을 뽑고, 어떤 절차를 거쳐 선발할지는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