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립대 입학전형 논술 폐지하고 수능 강화

고려대·성대 등 논술 폐지하고 수능 강화

내신 무력화 심화… 학교 정규수업 파행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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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학이 2010학년도 입학전형안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본계획을 대폭 수정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을 폐지하고, 수능 위주의 전형을 실시해 사실상 고교 내신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전형안 슬쩍 바꿔 = 고려대는 지난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0학년도 입학전형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대학교육협의회에서 기본계획을 발표할 때는 정시모집 인문계는 논술이 10% 반영됐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는 논술이 폐지됐다. 수능성적을 반영하는 과목도 기존에 없던 수리 ‘가’형이 추가됐다.

 

성균관대도 기본계획 발표 때는 정시모집에서 수능성적으로 우선 선발하는 비율을 모집정원의 50%로 계획했다가 지난달 학교 자체 발표 때는 70%로 확대됐다. 홍익대는 4개 전형에서 학생부·면접 등의 반영비율을 수정했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 32조에는 ‘대학입학전형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대학입학 전형 기본계획을 수립, 이를 입학연도의 전 학년도가 개시되는 날의 6개월 이전에 공포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교협이 지난해 11월 기본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법령에 근거한 것이다.

 

대학들이 기본계획과 다른 전형안을 발표해도 입시업무를 담당하는 대교협 측은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 대학은 수능시험에 즈음한 11월에 입시안을 변경하기도 했다. 조효완 서울고교진학지도 협의회장은 27일 “수능시험을 보기 직전까지 반영과목이나 반영비율 등을 바꾸는 등 사실상 대학들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한 대학에 대해 대교협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신성적 중요도 낮아져 =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입시에서도 ‘내신 무력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고등학교의 정규수업은 파행이 우려된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201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수능우선선발 인원을 모집정원의 50%에서 70%로 늘렸다. 성균관대도 수능우선선발을 70%로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주요 사립대의 학생부 교과성적 등급간 점수차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전문가들은 내신 1~4등급은 차이가 거의 없으며, 수능문제를 한두 개 더 맞추는 것이 입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내신이 다소 불리한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주요 사립대에 더 많이 진학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