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 나란히 `원유유출 사고' 제시

10일 실시된 고려대와 연세대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에서는 나란히 서해안 원유유출 사고에 관한 제시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는 자연계 논술 세 번째 지문에서 최근 발생한 태안반도 원유유출 사고와 관련해 제한된 해역에 원유가 한꺼번에 배출되면 해양생물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사실과 피해 정도가 오염원의 농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고려대는 이 제시문을 활용해 서로 다른 혈액형끼리 수혈이 가능한 경우를 설명하라는 내용으로 생물과 화학의 통합교과형 문제를 출제했다.

이와 같이 고려대는 과학교과와 수리분야의 통합교과형 문항 5개로 자연계 논술고사를 실시했으며, 인문계에서는 ‘신뢰의 유형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시문 4개를 주고 수험생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라는 형태로 문제를 냈다.

연세대도 자연계 논술 수학영역에서 해양 원유유출 사고 상황을 설정한 지문을 제시하고 기름이 해안가에 도착할 시간과 유출 기름의 양을 예측하는 문제, 효율적인 방제작업을 위해 투입될 자원봉사자 비율을 추론하는 문제를 각각 출제했다.

자연계 수험생들은 수학 외에도 물리-지구과학, 화학-생물 등 3개 영역의 지문을 읽고 영역마다 2~3문항씩 모두 8문제를 풀었다.

연세대 자연계 논술에서는 구전동화 일부를 발췌한 지문 가운데 ’잉어를 잡아 푹 고아 어머니께 드렸더니 열이 내리면서 병이 나았다’는 내용을 두고 치료과정의 생물학적 작용원리와 화학적 특성을 유추하라는 문제가 나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연세대는 또 인문계 논술에서 앤서니 스미스의 ‘National Identity’ 등 4개의 제시문을 주고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인과 기준을 찾고 정치적 이념과 계급적 이해관계가 민족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분석하라는 등의 문제를 출제했다.

한양대와 경희대, 숙명여대도 이날 정시모집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한양대는 인문계에서 ▲ 수도권 집중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 글을 읽고 비판하라는 문제 ▲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드러나는 사회 구성원들의 갈등을 읽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쓰라는 문제 ▲ 피에르 부르디외의 저서 ‘구별’에서 발췌한 제시문과 1960년대와 2000년대의 문화소비 통계를 보고 부르디외의 견해를 세계화와 개인주의 차원에서 비판하라는 문제를 각각 냈다.

자연계에서는 ▲ 수학 방정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이 타당한지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라는 문제 ▲ 미분개념을 평면도형인 원에서 넓이와 길이를 사용해 제시하고 새로운 도형에 적용해 설명하라는 문제 ▲ 호르몬과 임신에 대한 과정을 수학개념으로 다루라는 문제 ▲ 새로운 원소를 제시해 주기율표를 만드는 문제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경희대는 비혈연 중심의 가족이 어떻게 이해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래 한국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족의 의미에 대한 견해를 서술하라는 문항(인문계)과 8편의 제시문에서 나타난 사회ㆍ자연 현상의 변화 원리를 분석해 수학적으로 표현하라는 문항(자연계)을 각각 1개씩 출제했다.

숙명여대는 인문계와 자연계 공통문제 3개와 각 계열별 문제 2개씩을 출제했으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문항(공통)이나 인터넷의 속도문제를 반도체 기술과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문항(자연계) 등 시사적인 이슈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