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학 입시부터 ‘지역인재 전형’ 시행...

새로운 변수의 파급력은

지방 의대·로스쿨 일정 비율 지역 고교 출신들 의무 선발

거점국립대 의대 치대 한의대 로스쿨의 판도 변화가능성

201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비수도권 지방소재 대학들이 정원의 일정 비율을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로 선발하는 ‘지역인재 전형’이 전면 시행된다. 지방소재 고교 졸업생들이 해당 지역에 소재한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등의 인기학과에 특별전형으로 지원이 가능해진다. 지방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졸업한 학교 소재지의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 지역인재전형을 통한 진학이 가능해진다. 의대나 치대, 의학전문대학원과 로스쿨 등을 보유한 지방대에 해당 지역의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인재전형은 과연 2015입시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는 국회에서 지역인재의 지역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대 육성법)이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법률안은 지방소재 대학/대학원이 의학, 치의학, 한의학, 약학, 법학 전공 등 인기 모집단위를 운영하는 경우 지역 고등학교나 대학 졸업자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의 부칙에는 ‘2015학년도 학생모집 전형부터 적용한다’고 밝혀 당장 올해 입시부터 대학들은 전형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방소재 대학의 범위와 지원자격은 >

법률안은 지방대학을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지역에 소재한 대학으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대학이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나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치의학전문대학원(이하 치전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지방대학이라 하더라도 학사과정이냐 석사과정이냐에 따라 지원자격도 달라진다.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등 학사과정의 경우 제15조 제2항에서 ‘해당지역의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경남지역 고교 졸업생이라면 경남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로 진학할 때 지역인재전형을 활용할 수 있고 강원대학교나 충남대학교 진학에는 지역인재전형을 활용할 수 없다. 의전원 치전원 로스쿨 등의 대학원 과정은 ‘해당 지역의 지방대학 졸업(예정)자’로 규정해두고 있다. 가령 충남지역 한국기술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충남대학교 로스쿨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진학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고교제한이 아닌 대학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다는 취지를 고려해보면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는 수도권 학생을 반대로 지방으로 유도하기 위해 지역 고교 제한이 아닌 대학으로 제한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키워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형방식…정원외 특별전형 가능성 커>

전형방식에 대해서는 법률안 15조에서 특별전형으로 운영한다고 규정한 것 외에는 상세한 사항을 정하지 않고 있다. ‘해당 지역의 범위 비율 그밖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학칙으로 정한다’고 밝혀두고 있기 때문. 교육부는 “시행령을 곧 제정해 올해 2015학년 입시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령이 제정되지 않았지만 선발방식과 비율에 관심이 쏠린 상황.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선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법률안 제15조는 ‘대학의 입학기회 확대’라는 제목을 달아 놓고 있으며, 제1항에서 ‘지방대학의 장은 고등교육법 제34조에 따른 특별전형으로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 또는 지방대학을 졸업한 사람(졸업예정자 포함)을 선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역 차이를 고려해 고등교육을 균등하게 받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정원외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의 취지와도 비슷하다. 농어촌학생전형이 정원외로 운영되는 것은 일반학생들의 합격기회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고른 기회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지역인재전형에 관한 계획안을 발표할 때마다 ‘수도권 역차별론’이 부상했던 점을 고려하면, 정원이 고정된 정원내 일반학생 전형에서 일정비율을 선발하기 어렵다. 이를 종합하면 결국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지역인재를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

선발비율은 학교 전체 입학정원의 4%정도로 예상된다. 4%를 예상하는 이유는 정원외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의 비율이 입학정원의 4%이기 때문이다. 지역 차이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취지가 유사한 측면이 있고 비율이 현실적인 편이다. 다만 농어촌학생 전형은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법대 등 인기학과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모든 모집단위에 대해 고른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전형이라는 점에서 특정 학과 모집인원의 일정비율 이상을 선발하도록 운영되는 지역인재전형과 완벽히 같을 수가 없다는 반론제기가 가능하다. 유사성만으로 같은 비율을 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선발 비율자체가 의미가 없고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조문 자체가 ‘모집 전체인원의 일정비율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노력 조항 성격으로 규정한 탓이다. 의예과/치의예과의 경우 지역의료인재를 유출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일부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학생들의 입학성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높은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해 두려니 지난해 10월 확정된 “대입제도 간소화 방안”과도 상충해 대학들이 지역인재전형 선발비율을 높게 잡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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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국립대 경쟁률 상승하나>

지방소재 대학 졸업자들에게 해당 지역 의전원 치전원 로스쿨 지원시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을 준다는 측면에서, 의전원 치전원 로스쿨을 노리는 수도권 학생들이 거점국립대를 지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쟁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고민이 깊었던 거점국립대들의 경쟁률이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로스쿨의 경우 사법시험이 점진적 축소를 거쳐 폐지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 고교 시절부터 법률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거점국립대를 졸업하고 지역인재전형을 활용해 해당 지역 로스쿨로 수월하게 진학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지방소재 사립대학에 비해 학비가 저렴하다는 점도 큰 메리트로 다가온다.

의대를 지망하지만 성적이 다소 낮아 의전원이나 치전원을 준비할 수 있는 화학이나 생명관련 전공의 경쟁률도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의전원 진학이 당분간 가능한데다 의대 학사편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전원 및 의전원/의대 병행 체제에서 의대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는 22개 의전원 가운데 지방소재 의전원은 10개학교.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북대 조선대 충남대 등 6개 학교는 2016년까지 의전원 학생들도 선발하면서 의예과 학생들을 선발한다. 2017년 전환 완료 후부터 4년 동안은 정원의 30%를 의무적으로 4년제 학사학위를 소지한 학생을 대상으로 의예과 학사편입학을 받아야 한다. 지난 2014학년을 끝으로 의전원 모집을 끝낸 전남대 충북대 동아대 영남대 등 4개교도 향후 4년간 학사편입학을 받아야 한다.

 

2015학년도 의대·치대·한의대 입시

정원 40%증가… 지역인재전형 첫 시행

학부모집 신설한 대학 많아 입학정원 1000명이상 늘어

의대·치대 입학선은 내려가고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질 듯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1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ㆍ치대ㆍ한의대의 입학 문이 넓어진다. 기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의대로 전환하고, 치대ㆍ한의대는 학부 모집을 신설해 전체 입학 정원이 1,000명 이상 늘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의대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해당 지역에서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이 2015학년도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정원이 늘어난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입시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입학정원 40% 이상 증가

201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은 전 학년도보다 745명(48%) 증가한 2,28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치대와 한의대도 각각 222명(79%), 25명(3.6%) 늘었다. 2015학년도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전체 입학 정원은 전년도와 비교해 992명(39%) 확대됐다.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은 고려대ㆍ단국대ㆍ연세대 의대와 연세대 치대 입학정원까지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의대ㆍ치대ㆍ한의대의 입학 정원이 늘어난 이유는 각 대학에서 새롭게 학부 모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의대는 가천대ㆍ가톨릭대ㆍ경북대ㆍ경상대ㆍ경희대ㆍ부산대ㆍ이화여대ㆍ인하대ㆍ전북대ㆍ조선대ㆍ차의과대ㆍ충남대 등 12개교가 학부생 모집을 신설했다. 치대는 경북대ㆍ경희대ㆍ부산대ㆍ전북대ㆍ조선대 등 5개교, 한의대는 부산대 한 곳이다.

2015학년도 의대 입학선 내려갈 듯

의대ㆍ치대ㆍ한의대 모두 수시 모집보다는 정시 모집 규모가 큰 편이다. 하지만 정시 모집 인원이 수시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의대와 달리 치대ㆍ한의대는 각각 전체 모집 정원의 60.3%, 65.7%를 정시로 선발한다. 수시, 정시 모두에서 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특히 수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최소 2개 영역 1등급 이내'를 요구하고 있어 수능 성적이 합격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시에서는 학생부, 논술, 특기자 중심 등 다양한 전형 방법이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하지만 입학정원이 크게 확대된 의대ㆍ치대의 입학선은 지금보다 내려갈 전망이다. 국어ㆍ수학ㆍ영어ㆍ탐구 2과목에서 주요 의대 합격선(530점대 후반 이상)을 만족하는 학생은 최상위권에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입학정원이 대폭 확대되면서 지방 의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원광대, 계명대 등 지방 의대의 합격선이 서울대 공대보다 높았던 이유는 수요에 비해 의대 입학 정원이 적었기 때문"이라며 "의대 입학 정원이 늘면서 지방 국립대와 한림대, 순천향대, 인제대 등 서울에 병원을 둔 대학을 제외한 지방 의대의 합격선은 지금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과생 가운데 성적 우수학생이 의대 입시에 뛰어들면서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014학년도 의대 입시 평균 경쟁률은 수시가 32.4대 1, 정시가 5.87대 1을 기록했다.

 지역인재전형도 변수

입시전문업체 사이에서는 "수도권의 성적 우수생이 지방 의대 등에 진학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인재전형이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입시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교육부는 지역인재전형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선발 비율 등 세부사항을 담은 시행령을 조만간 제정할 계획이다. 충남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선발인원이 많은 수시모집의 학생부 전형으로 지역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의대 가운데 지역할당제를 실시할 수 있는 지방대학은 23개 학교다. 한의대는 가천대와 경희대를 제외한 9개교, 치대는 6개교다.

 

<로스쿨>

2000명 정원의 전국 로스쿨 중 900명 정원 11개교가 지방소재 로스쿨이다. 대전/충남 1개교(충남대), 대구/경북 2개교(경북대 영남대), 부산/경남 2개교(부산대 동아대), 광주/전남 1개교(전남대), 전북 2개교(전북대 원광대), 충북 1개교(충북대), 강원지역 1개교(강원대), 제주지역 1개교(제주대) 등 이다. 각 지역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대학 졸업자들은 해당 지역의 로스쿨에 지역인재전형으로 진학이 가능해진다.

<의예과>

전국에 의대 가운데 지방소재 대학은 23개교. 기존에 의대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대학이 을지대 단국대(천안) 순천향대 건양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인제대 고신대 울산대 원광대 관동대 연세대(원주) 한림대 등 13개교가 있으며, 의전원체제에서 의대로 전환한 대학이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북대 조선대 충남대 등 6개교, 의전원/의대 병행체제에서 의대로 전환한 전남대 충북대 동아대 영남대 등 4개교가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천안 5개교(충남대 을지대 단국대(천안) 순천향대 건양대), 대구/경북 4개교(계명대 대구가톨릭대 경북대 영남대), 부산/경남 5개교(인제대 고신대 동아대 부산대 진주대) 울산 1개교(울산대), 충북 1개교(충북대), 전북 2개교(전북대 원광대), 강원 3개교(관동대 연세대(원주), 한림대), 광주/전남 2개교(조선대 전남대) 등이다.

의전원체제에서 의대로 전환한 가천대 경희대 인하대 이화여대 가톨릭대 등 5개교와 의전원/의대 체제에서 의대체제로 전환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아주대 등 7개교는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할 수 없는 서울소재 학교다.

<치의예과>

치대는 기존에 치대만 운영하던 강릉원주대 원광대 단국대(천안) 등 3개교와 치전원에서 전환되는 경북대 전북대 조선대 등 3개교 등 총 6개교가 학사과정 입학에서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할 수 있다. 경희대는 치전원에서 전환되지만 서울지역이 소재지이므로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할 수 없다.지역별로는 강원 1개교(강릉원주대), 전북 2개교(전북대 원광대), 충남 1개교(단국대(천안)), 광주/전남 1개교(전남대), 대구/경북 1개교(경북대)이다.

<의전원/치전원>

영구적으로 의전원을 선언한 5개 학교 중 CHA의과대를 제외한 건국대(충주) 동국대(경주) 강원대 제주대등 4개교가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할 수 있다. 영구적으로 치전원체제를 구축한 3개학교 중 서울대를 제외한 전남대와 부산대 등 2개교가 지역인재전형으로 지역소재 대학 졸업자를 선발할 수 있다.

<한의대>

전국 11개 한의대 가운데 가천대와 경희대를 제외한 9개 한의대가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할 수 있다. 9개 대학은 대구한의대 동국대(경주) 대전대 동의대 세명대 우석대 원광대 동신대 상지대 등이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2개교(동국(경주) 대구한의), 대전/충남 1개교(대전대) 부산 1개교(동의대), 충북 1개교(세명대), 전북 2개교(우석대 원광대), 전남 1개교(동신대), 강원 1개교(상지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