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일수록 일류 대학 진학률 높아 !!!

SAT 자체가 대학입시 사기극?

미국인에게 고액 과외는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부자일수록 일류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월트 디즈니, 미국 상상력의 승리>의 저자로 유명한 문화평론가 닐 게이블러 미시간 대학 교수가 “능력 위주의 대학 입학은 환상이다”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게이블러 교수는 1월10일자 보스턴 글로브에 기고한 ‘대학 입시 사기극’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하버드·스탠퍼드 등 일류 대학이 능력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상류층 학생을 가려 뽑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이블러 교수는 일류 대학들이 이미 ‘조기입학 제도’를 통해 부유층 학생을 쉽게 선별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일류 인문 대학은 절반가량의 학생을 부유층에서 가려낸다고 주장했다. 입학 지원 서류에 장학금 지원 요청 여부가 드러나는 만큼 조기입학 때 장학금 지원이 필요 없음을 밝히는 학생들은 부유층으로 보아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올해 듀크 대학과 브라운 대학은 각각 전체 학생의 35%, 25%를 조기입학 제도를 통해 선발했다. 예일 대학은 무려 50%, 스탠퍼드 대학은 40%의 학생을 조기 입학 제도로 뽑았다.

하버드(위) 등 미국 명문대가 상류층 학생을 가려 뽑는다는 비판이 있다.

게이블러 교수는 일류 대학이 선호한다는 ‘모든 면에서 우수한 균형 잡힌 학생층(Well-rounded Student Body)’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전반적으로 균형이 잡혔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재다능한 학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처지에서 특색 있는 자질을 갖춘 학생을 골고루 뽑는 것을 지향한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즉 뛰어난 운동선수, 연주자, 과학자, 시인의 자질을 갖춘 학생을 대학이 골고루 갖고 싶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게이블러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비범한 재능’을 갖추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서민층 자녀가 쉽게 그리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균형 잡힌 학생층’은 다민족 학생층과도 무관하다. 모든 대학이 다양한 민족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자랑하지만, 하버드 대학의 경우 2004년에는 흑인이 고작 9% 입학했고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카리브해 지역 혹은 아프리카 대륙의 이민자들이었지 ‘아프리칸 아메리칸’이 아니었다. 저소득 가정은 인종 구분을 떠나 입학이 배제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게이블러 교수는 주장한다. 그는 또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지원생의 우편번호만 봐도 재정 지원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일류 대학이 능력별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환상을 갖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게이블러 교수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능력 위주’ ‘객관성의 상징’으로 불리는 SAT 제도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SAT야말로 일류 대학의 상류층 학생 점유를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일류 사립대학생을 능력 위주로 뽑는다는 취지로 1920년대 SAT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실상은 ‘열심히 공부하면 합격한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사기극일 뿐이라는 것이다. 게이블러 교수는 SAT 점수는 경제적 능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SAT 올해 성적을 따져보면 최저 소득 계층과 최상류층 간격은 SAT 논술(Critical Reasoning)에서 130점, 수학에서 80점, 에세이에서 70점씩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학자들 사이에서도 SAT가 계급 간 격차를 강화하고 능력 있는 학생을 배제한다며 회의론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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